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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곧고 겸손했던 소하와 곧기만 했던 악비

by *.*; 2021. 10. 23.

공자가 말하기를 "정치가 깨끗할 때는 바른말을 하고 바르게 행동하라. 나라가 어지러울 때는 바른 행동을 하고 겸손하게 말하라." 천하가 태평하고 국법이 바로 서 있으며 사회가 안정되어 있을 때, 군자는 말과 행동을 올곧게 해야 한다. 법에 따라 일을 처리하고 직설적으로 자신의 관점을 이야기하면 일의 효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반면에 나라가 혼란스럽고 국법이 무너졌을 때, 수양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행도을 공정하게 하되 말은 겸손하게 해야 한다. 불평불만을 늘어놓아 다른 사람의 미움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하며 심지어 벙어리에다 귀머거리 노릇을 하며 비난의 화살이 자신에게 겨누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나라가 안정적이었던 서한 초년 한나라의 삼걸 중 하나인 소하는 유방을 도와 한신을 없앴다. 마침 반란을 평정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났던 유방은 이 소식을 듣고 소하를 상국으로 임명하고 상을 내렸는데 이때 늙은 신하가 조언하기를 유방이 관작과 상금을 소하에게 내린 일로 우쭐해있다면 장차 큰 화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황제의 하사품을 모두 사양하고 가산을 털어 원정 나간 군을 돕도록 하라는 조언을 따라 행하자 소하의 반응을 전해 들른 유방은 매우 기뻐하며 더 이상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또 다른 영웅이었던 악비는 금을 토벌하고자 한 것을 흠잡을 일이 되지 못했으나 그가 나라의 도가 무너진 시기에 겸손하지 못한 말이 용납되지 않는 시대에 살았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그의 명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시대적인 상황에 의해서 황제는 자신의 보위를 지키기 위해서 악비의 목숨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공자가 제시한 언행에 관한 두 가지 처세는 약삭빠른 잔꾀가 아닌 기회를 살펴 행동하는 진정한 지혜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 교훈으로 삼아도 좋은 이치이기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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