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하기를 "누가 미생 고를 정직하다고 했는가? 어떤 이가 식초를 빌리러 오자 그는 집에 식초가 없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오히려 이웃에게서 꾸어다 주었다." 사람됨이 곧든 굽든 모두 적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융통성이 없거나 거짓을 일삼을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체면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은 그 때문에 자신을 망칠 수도 있다. 춘 춘 시대 송나라는 아무 힘도 없는 아주 작은 국가였다. 하지만 송의 상공은 자신의 처지도 모르고 중원의 맹주가 되려는 헛된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런 그의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허영심이었다. 어느 해 송 상공은 각국의 제후들을 불러들여 조약을 맺으려 했는데 정나라가 이에 응하지 않자 바로 공격할 계획을 세웠는데 정나라와 동맹을 맺고 있던 초나라가 이에 지원하기 위해 병사들을 모아 지원하기로 했다. 송상 공은 이에 직접 병사들을 이 끌로 홍수에 도착했을 때 때마침 초나라의 병사들이 강을 건너고 있어서 송 상공의 부하가 지금이 초나라를 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언급하자 "그럴 수는 없다. 상대방이 준비도 채 하지 못했는데 기습을 하는 것은 인의에 어긋나지 않는가?"라며 공격을 하지 않았다. 이후 강을 건넌 초나라가 군대를 정비 없는 틈을 타 다시 부하가 공격할 것을 권하자 "무엇이 그리 급하단 말인가? 아직 진지를 갖추지도 못한 쪽을 치라니, 그 얼마나 예의에 어긋나는 짓인가!" 라며 다시 한번 그 기회를 놓치자 이후 초나라의 정비가 끝나서 전쟁이 일어났으나 크게 패해 자신도 큰 부상을 입고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송 상공은 체면과 허영심에 가득 찬 자신의 말로 인해 병세가 악화되어 다음 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처럼 인생을 살면서 의리와 정직함으로 무장한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하지만 어떤 이들은 과장과 거짓으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기도 한다. 거짓된 인과 덕으로 감싼 채 자신의 허영심과 고고함에만 매달리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실패하는 일이 다반사인 것처럼 때로는 융통성과 체면이 구애받지 않고 자신을 내어놓고 달려들어 매진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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