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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화합하되 맹목적으로 따르지는 말라

by *.*; 2021. 12. 3.

황제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던 조진의 행동을 보면 "군자는 화합하되 동화되지 않으며, 소인배는 어울리되 화합하지 ㅇ않는다."는 공자를 말이 떠오르른다. 흔히 '관계'때문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할 때도 있다. 친구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을 경우 설령 그것이 도리에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어물쩡 넘어가려고 하고, 자시에게 별다른 해가 되지 않으면 그것 때문에 굳이 얼굴을 붉히거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무책임한 행동이다. 조광윤(송태조)의 부하로 장 서기를 보냈던 조진은 조광윤이 황제의 자리에 오르는데 큰 공을 세웠다. 또한 태조와 태종 두 황제를 도와 대부분의 영토를 통일하였다. 조진은 원래 책을 가까이하지 않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재상이 된 후 태조의 권유로 읽기 시작한 독서습관은 어느새 하루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을 정도까지 되었다. 그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서재의 문을 닫아걸고 밤늦도록 책을 읽었다. 그리고 다음 날 정무에 임하면 언제나 명쾌하게 일을 처리했다. 역대 중국의 재상 중 대부분은 자시의 이익을 위해 언제나 황제의 비위를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조진은 나라를 올바로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본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황제와 의견이 다를 때도 자신의 생각이 국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한 번은 조진이 한 명의 인재를 천거했지만 웬일인지 송태조는 그를 임용하지 않았다. 다음 날 조정에 나간 조진은 또다시 그를 추천했지만 황제는 여전히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리고 3일째 되던 날 조진은 어김없이 또 그를 천거했다. 그러자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황제는 조진이 내민 상주 문을 박박 찢어 던져버렸다. 하지만 조진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아무 말 없이 조각난 상주 문을 주워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후 조진은 풀로 붙인 상주 문을 다시 황제 앞에 내밀었다. 그제야 조진의 행동이 옳았다고 판단한 황제는 그 인재를 임용했다. 사람이나 일을 대하는데에서 군자와 소인배의 차이는 의를 숭상해 불합리한 일에는 단호하게 '아니오'라 외칠 수 있는 차이점일 것이다. '화합'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다. 공자가 여기에서 주장한 '화합'은 상대방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고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방안을 찾음으로써 함께 발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합'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뿐 아니라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회의 관계에서도 중요한 덕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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